제목만보고 혹시나 글을 지워버리실까봐... ㅋㅋㅋ 르완다목장 서현지입니다. 우리교회 어느 유명한 의사선생님이 그러셨는데 우리몸에 천연 면역체가 있는데 엔돌핀이 그중하나이고 많이 웃고 행복한 마음이 들때 많이 생겨서 많이 웃다보면 병을 이기는 힘도 생긴다니 제가 오늘 이한몸 바쳐 웃겨보도록 할게요.
때는 바야흐로 1997년 첫사랑과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옛날에 결혼할때는 어마무시한 갈매기 눈썹과 무섭도록 빨갛고 진한 화장이 유행이라 신부화장은 더 말할것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제 화장을 도와주시는 분이 “ 어머 이 신부님은 너~무 관리를 안하셔서 화장하려면 힘들겠네. 아우 이 눈썹좀 봐. 산신령이야~. “ 제가 친정아빠를 좀 닮았거든요. ㅎㅎ 기분은 나빴지만 웃돈까지 주며 예쁘게 해달라고 하고 그분손에 제 얼굴을 맡겨드렸습니다. 제가 제얼굴을 못알아보겠더군요.
무사히 결혼을 마치고 결혼보다 더 설레이는 신혼여행에 올랐어요. 오해마세요. 사이판으로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라서. ㅎㅎ. 비행기 안이 너~무 궁금했답니다. 결혼식때문에 올린머리를 하느라 머리에 꼽힌 제 머리의 실핀을 남편이 옆에서 하나하나 자상하게 빼주고 저는 세상 부럽지않은 새신부였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희 모습이 주위에 얼마나 닭살이었을까 싶습니다.
사이판의 바다정경은 아주 이뻐서 지금도 한번쯤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한가지 일만 빼고요. 첫날밤이었어요. 친구가 사준 이쁜 잠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저도 저자신을 알아보지 못할만큼 어마무시한 화장을 지우는 순간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어요. 막 울었죠. ㅠㅠ 제 눈썹이, 그 산신령같다던 그 눈썹이, 친정아빠 닮은 그 눈썹이 사라지고 모나리자가 되어 있는거에요!!! 웃돈까지 주며 제 눈썹을 밀어 버렸던 거에요. 아마도 그분께서 도저히 제눈썹으로는 갈매기를 만들수 없으니 그냥 몽땅 밀어버린 것이지요. 갈매기 지금도 싫어요. 남편에게 얼마나 창피하던지요.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여자의 눈썹은 얼굴의 반을 좌우한다. 저는 한번도 눈썹을 그려본적이 없어서 당연히 눈썹그리는 화장품도 없었지요. 신혼여행 일주일 내내 모나리자로 지냈습니다. 지금도 신혼여행사진에는 그때의 그 악몽같던 추억이 남아있지요.
이젠 그 추억도 아련히 남아 벌써 조금 있으면 결혼 23주년이네요. 서로 주고받은 큰 선물은 없지만 예수님안에서 한곳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 삶이 때로는 힘든 역경 가운데서도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래도 엔돌핀이 안생겼다면 죄송하고 하늘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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