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집 부엌 아침식탁 위로 지붕창이 나 있었지.
내 기억으로는 불규칙한 마름모꼴이였었는데
그 창 아래 식탁에서 난
어느땐 따뜻한 햇빛받으며 아침먹고
또 어느땐 별도 올려다보며(사실 보였겠냐만....) 저녁먹고
그러다 어느땐 그지없이 깜깜한 그 창 아래서
내 손을 네게 맡긴채 울기도하고
또 그 창이 나 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한 맨 처음때에
조문객들에게 감사카드를 썼었다.
십몇년 전부터 출장이 잦은 남편을 따라
이곳저것 다니며 참 아름답고 경이로운 건물을 수없이 봤는데
수백년전 건물이든 바로 몇십년전 건물이든 예외없이
각기 다른 모양, 각기 다른 위치에 꼭 창이 나있더라.
그러니 네 생각을 얼마나 했겠냐, 내가...
그 지옥같은 시기를 살던 나에게
내게 새 창이 있다고
그 새 창을 하나님께서 반드시 열어주신다며
매일매일 같이 울어주던 내 친구 너를.
건물에 나 있는 창처럼,
사람 손은 그 사람의 마음과 정성과 사랑을
그대로 내어보인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때때로 너희 집 그 창 아래서 너희 집의 온기를
내 마음에 담아
살 힘을 얻고 돌아오기도 했지만
너는 네 손으로 부지런히 내 집에, 내 삶에
네 온기를 날라다 놓곤 했었다.
가깝지도 않은 내 집을 옆집 드나들듯 와서는
아무렇지않게 침대에 같이 누워
아재개그 툭 던져 깔깔대다가
무심한듯 내 발 잡아당겨 열심히 주물러주고.
너 돌아간 뒤 한밤중에 나와보면
부엌엔 가져다놓은 밑반찬이 수북하고.
넌 새벽마다 본당에 집사님과 기도하러오느라
매일 보다시피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쩜 그렇게 애기다루듯
애틋하고 정성스레 날 안아주고안아주고.....
발렌타인데이 때 초코렛 한박스 갖다주며
그 예쁜 글씨로
‘인영아, 앞으로 네 삶은 이렇게 달콤할거야!’
첫 맛의 씁쓸함을 즐기던 난, 웃었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있기는 할까.
남편과 결혼해야하나,
6개월 작정기도 시작할때
첫 기도도 물론 너희 집 식탁이였어.
집사님께서 구워주신 맛있는 스테이크와 더불어서.
네 말처럼
나는 새롭게 난 창을 열고
달콤한 인생을 산다.
나도 믿기지않던 내 앞날을
미리보고 확신하며 기도해준 네 덕분에!
난 비록 아직 너만큼 귀한 손을 지니진못했지만
나름 열심히, 열심히 하고있어
우리 아버지께,
네게 갚을 방법은 그게 최선인거같아서.
그래도
다른 사람 발 주물러주는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어렵다, 선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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