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했던 것처럼 지난 한주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휴가를 가는 것이 썩 편한 마음은 아니라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e메일을 보내어 편한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고 응원을 해 주셨습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 사태로 긴장가운데 있었는지, 자연을 보며 기분전환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을 찾았는데 알칸사스 주가 그 중에 하나더군요. 하지만 제 아내는 장기간 차에 앉아서 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 문제도 해결 할 겸, 자연 속에서 캠핑도 하고, 또 자전거도 가지고 가서 딸아이와 하이킹도 할 겸해서 결국 RV(캠핑카)를 빌려서 여행을 했습니다.
화요일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저녁 7시가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수요일은 오자크 내셔널 포레스트를 방문했습니다. 아내는 차에서 쉬도록 두고 딸아이와 하기로 했던 등산은 오후부터 계속 부슬비가 오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지만, 숲속에서 만나는 옥색의 계곡물, 그 위로 떨어지는 폭포, 안개 낀 산길의 드라이브, 그리고 높은 준령을 넘으며 발아래 짙은 구름으로 뒤덮힌 끝없는 산들의 장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핫스프링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목요일은 허리케인 로라의 영향으로 종일 거센 비가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결국 이틀간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허리케인이 빨리 통과하고 금요일 하루는 맑은 날씨를 허락해 주셨는데, 사실 이것이 두 번째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첫 번째 기도는 화요일 저녁에 휴스턴을 통과하는 허리케인이었습니다. '제가 떠나 있는 동안에 휴스턴에서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 주세요' 하는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목요일에 경험한 하나님의 놀라우심을 한 가지 나눕니다. 비가 약간 그친 사이에 아내와 새로 옮긴 캠프장 내의 샤워장을 갔습니다. 저희 RV와 샤워장은 바로 맞은편으로 한 50미터 정도로 가까웠기에 가는 길 오는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기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이 샤워장이고..’ 샤워장에서도 ‘저기 보이는 텐트가 있는 차가 우리 차야’ 하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샤워를 하는 데 갑자기 성령님께서 다급히 보여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곳이 평지가 아니고 가파른 언덕에 만든 RV 캠핑장이었기에 한 구역과 다음 구역은 축대로 쌓여져 있었기 때문에 만약 아내가 차를 보고 직선으로 걸어간다면 어느 지점에서는 축대에서 떨어질 위험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게 해 주시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바쁘게 몸을 행구고 있는데 이미 걸어가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너 들어올 때 세면대 위로 창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느냐. 그리 내다 보거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몸도 닦지 않고 뛰어나와 세면대로 올라가서 창문을 여니 저기 축대 끝에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거기 아니야! 멈춰!’
하나님은 참 놀라운 분이십니다. 그 분은 분명하게 살아계시고 섬세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그 분의 보호하심으로 살고 호흡하고 존재합니다. 이런 놀라운 분을 믿지 못하는 것이 신기하고 죄송할 뿐입니다. 그런 자상하신 주님 덕분에 온 가족이 안전하게 잘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