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정말 고생 많이 하셨지요? 사상 최대의 추위에, 전기와 물이 안 나오는 상태로 견디는 것이 모두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없을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감사한 것들인지 깨닫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집도 월요일 새벽 5시 즈음에 전기와 물이 끊겼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집으로 가서 가스 벽난로 앞에서 하루를 지냈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잠을 자는데 삼면이 외벽인 안방은 특별히 추웠는지 아내가 새벽 두 시 즈음에 혈압이 심하게 떨어져 작은 쇼크가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간신히 저를 깨웠더군요. 부랴부랴 벽난로를 켜고 그 앞에다 소파를 옮겨가서 간이침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들은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겠다 싶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화요일 오후에는 수도 배관이 터졌습니다. 다행히 거라지 위에서 벌어진 일이라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메인 밸브를 잠그고 천장에 올라가 고여 있는 물을 모두 제거해서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멀지 않은 이웃에 사는 최목사님 사위인 피터 정 형제가 소식을 듣고 달려 와서 도와주었습니다.
행동이 불편한 아내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상황을 개선시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새벽 일찍 홈디포를 가 보았지만 부품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교회 시설관리 하시는 박점수 목자님이 하나씩 하나씩 필요한 것을 구해다 주셔서 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수리공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겠다 싶어서 유튜브에서 솔더링 하는 것을 배워서 시키는 대로 해 보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를 수리하고 보니, 다른 곳이 또 터져있고, 금요일 점심 때 파트를 구해서 집에 가서 공사를 하고는 물을 틀었는데, 또 다른 곳이 터져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리고 그곳은 다른 두 곳과는 달리 손이 닿지 않는 어려운 구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황망했습니다. 포기하고 있는데 박점수 목자님이 같이 한번 해 보자며 저녁 6시에 오셨습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저는 천장 위에서 엎드려서 박목자님은 밑에서 사다리를 올라와서 둘이서 협력해서 겨우겨우 작업을 끝냈습니다.
모든 공사를 다 끝냈는데도 물은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새는 곳을 다 고치고 밸브를 열었는데도 물이 안 나오는데 이유를 아는가?’ 하고 단지 내의 웹사이트에 올렸더니 그것을 본 단지 내에 사는 영어회중 형제들이 목장을 끝내고는 6명이 달려와 주었습니다. 한참을 끙끙거린 후에 워터필터와 수도꼭지가 불순물로 가득 차 막혀 있어서 그랬다는 사실을 안 것은 밤 12시가 넘어서였습니다.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다 함께 ‘만세!’를 불렀습니다.
남의 문제를 해결하고는 행복하게 돌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결국 인간은 남을 도울 때 행복해 지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유튜브로 소중한 기술을 가르쳐 주고, 남의 필요에 귀한 파트를 구해다 주고, 피곤한 중에도 달려와 준 사람들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핸디캡인 아내를 포함 식구들이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걸 고쳐주고 나면 행복합니다. 가장들이 모두 다 그럴 텐데,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이 가장에게 주신 책임감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여러가지 책임감에 대한 적당한 압박을 느끼며 그 책임을 다하며 사는 삶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